우리는 왜 아름다움에 끌릴까요?

브리지뜨 라베, 미셸 퓌엑 글/소금창고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보다 추한 것을 더 쉽게 무시합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갖든지, 아니면 조금 덜 관심을 갖든지 그 추한 상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아름다운 사물들은 단지 사람들의 눈만 즐겁게 하지 않아요. 사람들의 마음에도 어떤 효과를 불어넣는답니다. 주위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기분과 열정, 행동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생각도 바꾸어 줍니다. 아름다운 선율, 밤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별들, 우아한 조각품, 일곱 빛깔 화려한 무지개는 우리를 날아갈 듯 행복하게 해 주잖아요. 아름다움은 우리의 인생이 얼마든지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안느는 곰 인형을 사랑합니다. 예쁘니까 사랑하는 게 아니에요. 사랑하니까 예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건이나 사람들에게 사랑과 정을 쏟으면 그 물건이나 사람들은 아름답게 변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의 눈으로 보면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아름다움이 드러나거든요.


하지만 천사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신이 누굴 닮았는지 누가 아나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신과 천사가 존재한다면 분명히 눈부시게 아름다울 것입니다.
만약 천사와 신들이 툭 불거진 눈에 푸르뎅뎅한 피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듬성듬성 이빨이 빠진 채로 히죽이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면, 위는 더 이상 그를 천사나 신이 아니라 악마로 여길 것입니다.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마음씨 나쁜 마녀들은 절대로 예쁘지 않습니다. 그녀들이 종종 예쁘게 변장하는 것은 자신이 착한 성품을 지닌 것처럼 남들을 속이기 위해서입니다. 심술궂은 사람을 그리기는 무척 쉬운 일입니다. 못생긴 얼굴을 그리면 되니까요.


추한 외모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충격을 줍니다. 너무 추해 보이는 사람 앞에 서면 피하고 싶다고 느끼지요. 마치 그 추한 외모가 우리를 그에게서 멀리 밀쳐내듯이 말입니다. 흔히 추한 것을 대할 때 사람을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흠칫 놀라 뒷걸음을 칩니다.


우리는 풍뎅이를 죽이지는 않아요. 그 아름다움에 우리의 마음을 내어 주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풍뎅이의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미는 관계를 창조합니다. 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 마음과 마음이 움직이는 감정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미인 대회와 미남 대회는 남자와 여자 후보들을 꼭 물건 보듯이 들여다봅니다. 흔히 상품은 익명의 대중들이 원하는 모양이나 품질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심사위원들은 케이크나 꽃병 같은 사물에 점수 매기듯이 똑같은 기준에 따라 후보자들을 채점할 것입니다. 그런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벅찬 감동과 즐거움과 기쁨을 주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의자라고 모두에게 아름답지는 않아요. 누군가는 그 의자가 추하다고 여길 수 있어요. 아름다움은 의자가 가진 특징이 아니라 의자를 보는 사람들의 관점입니다. 우리는 "난 그게 아름답다고 생각해."라고 말하지만 "난 그게 파란색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파란색이야."라고 말합니다. 아름다움은 있기도 하지만 없기도 합니다. 생각과 마음 속에 있으니까요.


아름다움은 열심히 하는 태도

추해지는 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머리도 안 빗고, 씻지도 않고, 아무 옷이나 걸치고, 아무 말이나 막 하고, 지저분하게 먹고, 아무 노력도 안 하고, 완전히 무기력해지면 되니까요!
"난 추하게 꾸밀래."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추하고 싶으면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이리저리 이끌려 수동적으로 있으면 충분합니다.
"난 예쁘게 꾸밀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 의지로 무엇인가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능동적인 태도입니다. 미를 추구하고, 미를 창조하고, 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고 행동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들은 우리에게 욕망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사랑하고, 행동하고, 노래 부르고, 웃고, 열정적으로 춤추고, 맘껏 달리려는 욕망을 솟아나게 할 거예요. 무엇보다도 모든 일을 열심히 하려는 욕망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주어진 우리의 인생 속에서 기쁘고 보람 있는 무엇인가를 찾고 싶어 하는 욕망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