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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

로제트 2025. 2. 16. 21:01

유퀴즈 276화, 2025년 1월 15일 방송, 법륜 스님 편

MC:
스님이 받으시는 가장 많은 질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법륜 스님: 한마디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되니까 고민이 생기잖아요.
고민은 첫번째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돼서 생기고,
두번째는 자기 성질대로 살려고 하는데 잘 안돼서....
고민의 대다수는 결국 인간관계라고 볼 수 있죠.
부부든 부모자식이든 회사에서의 관계든.... 이런 인간관계가 제일 많아요.

남이 원하는 걸 내가 다 해줄 순 없다.
해줄 수 있으면 해주고 못해주면 '죄송합니다' 하고 끝내면 되고,
또 내가 원하는 게 되면 다행이고 안되면 그만이고,
이런 관점을 가지면 조금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MC:
스님도 화를 내십니까?
어떨 때 화를 내세요?

법륜스님:
화가 일어나는 것은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할 때
즉 나는 옳고 상대가 틀렸다할 때,  상대가 인정을 안하면 화가 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에 사로잡힌다고 그러죠.
우리도 어떤 일을 하다가, 특히 일 같은 걸 잘 하려다보면 사로 잡히기가 쉽잖아요.
어, 이거 안돼, 왜그래! 하기가 쉽단 말이에요.
내가 어떤 것에 집착한다, 이걸 잘하려고 하는 집착을 하면 누구든지 화가 일어날 수 있죠.
그걸 자기가 오래 간직하고 있으면 자신의 건강이나 여러가지 손해잖아요.
어, 내가 사로잡혔구나 하고 금방 내려놔야 돼요.

요즘 사람들이 스트레스, 화, 짜증이 많은 이유는 유튜브를 많이 보지 않습니까?
알고리즘에 따라 자기가 하나를 보면 그 비슷한 것만 계속 나오니까,
그걸 자꾸 보다보면 자기 세계에 갇히게 되는 거예요.
노인과 젊은 세대도 자기들 것만 보니까 갈등이 생긴다든지,
생각이 자기가 옳은 것을 방어하려는 쪽으로 자꾸 강하게 집중이 됨으로 해서 거기에 대해서 확신이 서있어요.
MC:
지난 한해 저희 프로그램에 나오셔가지고 공통적으로 얘기했던 고민중에서
질문 3개를 발췌를 해서 오늘 스님이 나오셨으니까,
답을 스님께 한번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1. 나이들며 찾아오는 변화가 고민입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이 뭘까요?
법륜 스님:
변화 자체는 고민거리가 아닙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살면서 변화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하니까 고뇌가 발생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즉 늙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안 늙고 싶다든지,
병들 수 밖에 없는데 병이 안들고 싶다든지 하는 이런 생각을 하니까
그 사이에서 고뇌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는 거거든요.

우리는 시간이 흐르는데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이 있다고 보통 생각을 하는데,
시간이 흐르는데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게 불교용어로는 제행무상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일체는 다 변화한다 이게 진실이라는 거죠.
즉 사실을 받아들이면 고뇌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하는 것은 물론 남았습니다.

세상은 늘 그렇게 변해갈 뿐이다,
그 변화가 좋다 나쁘다 할 수 없고 변해가는데 그 변화를 있는 그대로를 보면 문제가 없다는 거죠.

봄은 봄대로 보고 여름은 여름대로보고 가을은 가을대로 보고 겨울은 겨울대로 봐야되는데,
자꾸 여름을 봄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자꾸 날씨가 문제라고 보고,
겨울을 자꾸 가을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너무 춥다고 보는 거 아니예요.
그러니까 그 계절은 그 계절대로 봐야 됩니다.
MC:
질문2. 일과 가정, 나에 대한 밸런스를 잘 잡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법륜스님:
어떤 밸런스를 잡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간단합니다.
이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저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다. 똑바로 가면 된다.
그러면 되는데 쉽게 얘기해서 (외줄타기를 예로 들면) 이쪽 저쪽에 기둥을 세우고 밧줄을 매달고,
균형을 딱 잡아 똑바로 가면 된다. 이 말은 딱 한마디인데 실제로 올라가면 안되잖아요.

그러면 불가능하냐? 불가능은 아니잖아요.
그러면 쉽냐? 쉬운 건 아니예요.
그러면 가능은 한데 어렵다 이 얘기잖아요.
가능은 한데 어렵다는 것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몇번 균형을 잡아보면 되거든요.
일을 조금 집중했더니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일을 조금 템포를 늦추고 가정에 조금 집중하고,
가정에 조금 집중하니까 일이 조금 안된다고 하면 다시 일의 템포를 늦추고 가정을 조금 줄이고 일을 늘려보고 몇번 해보면서....
스케이트를 어떻게 잘타냐,
처음에는 어떻게 탄다고 배우지만은 연습을 해야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걸 연습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이렇게 한방에 딱 가는 방법이 없느냐 자꾸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꾸 어려워집니다.
한방에 해결하는 묘수라는 거는 없어요.

무거운 걸 들려면 힘이 좀 드는 거고
내가 힘 안들이고 들려면 좀 작은 걸 집으면 되고
내가 큰걸 들고 싶으면 힘을 좀 들여야 되는 거고
그런거지 큰건 들고 싶고 힘은 안들이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런거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욕심의 문제라는 거죠.

그런 질문 자제가 우리가 뭘 해야된다라는게 전제되어 있거든요.
인생에는 해야 되는 것도 없고 안해야 되는 것도 없어요.
뭘 해야된다 안해야 된다 이전 단계로 들어가야되요.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느냐를 알아차리는 자각이 중요합니다.
내가 안졸아야 된다가 아니라 내가 졸리면 지금 졸리는 상태에 있다.
화가 나야된다 안나야 된다가 아니라 지금 화가 나면 화가 난 상태에 있다는 걸 자각하는 것,
자각을 하고 나면 자각 그 이후에는 선택이에요.

내가 화가 났다 하는 걸 자각하면 이 화를 낼건지 안낼건지를 내가 선택하는 거.....
근데 우리는 나도 모르게 화를 내버리잖아요.
이게 자각이 되어야 선택에 내가 책임을 질 수 있는데
우리는 자각을 못하기 때문에 어떤 일을 자기가 선택해놓고는 책임을 안질려고 해요.

고민이라는 말을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뭘 '모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괴롭다'는 거예요

모를 때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괴롭다고 하는 거는 자기에 대한 사로잡힘,
자기도 괴로워하지만 자기가 사로잡혔다는 걸 자각하고 또 벗어나고
마치 다치면 자기가 치료하듯이
이렇게 자기정화를 해나가면 됩니다.
MC:
질문3. 결혼하고 싶은데 짝을 찾는게 쉽지 않아 고민입니다.
내 운명의 짝은 어디에 있을까요?
법륜스님:
운명의 짝은 눈을 약간 낮추는데 있습니다.
운명의 짝이라고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괜찮네~ 하면 그 사람은 딴 사람 보고 괜찮네~
이렇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약간 낮추면
나를 쳐다보는 사람도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평범해서요 그냥 크게 욕심안냅니다' 이렇게 말을 해요.
그래 오케이, 그럼 내가 한번 물어보자.
너보다 스무살 많아도 되니? 그럼 안되는데요.
그럼 인물이 못나도 되니? 그것도 또 안된대.
수입이 없어도 되니? 그것도 또 안된대.
아파도 되니? 그것도 또 안된대.
이렇게 보면 사실 굉장히 많은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그래서 80억 인구중에 절반이 여자고 절반이 남잔데
그런 조건을 컴퓨터에 넣어서 이런 사람~?
하면 땡하고 제로가 나옵니다.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 이렇게 나와요.
MC: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궁금합니다.
법륜스님:
결혼 생활은 혼자 사는게 아니고 둘이 사는거 아니예요.
그럼 두 사람이라는 거는 입맛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믿음도 다르고
다른 게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딱맞는 사람이 이 세상에 없습니다.
나밖에 없어요. 나같은 사람이 이세상에 나 하나밖에 없다.

결혼해놓고도 자기 식대로만 하려고 하면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된 사람, 즉 어린애 같은 사람이에요.
엄마한테 무조건 떼쓰는 사람하고 똑같은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맞출 준비가 되어야 하는 거예요.
첫째, 맞출 준비가 되었는가?
그 다음에 두번째, 매사에 관계에서 내가 조금 이익을 주는 관점에 서야지 자꾸 얻으려는 관점에 서면
어린애 떼쓰는 거거든요.
받는 거 좋아하면 말은 부부지만 부인은 엄마같은 역할을, 자기는 어린애 같은 역할의 관계가 성립하는 거예요.

가정 생활을 하면 바로 옆에 붙어있기 때문에 아주 작은 티끌같은 것도 시비를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혼생활하시는 분들이 장하시다고 생각합니다.
MC:
사람 사이에 갈등은 왜 생기는 걸까요?

법륜스님:
한국 사회에 갈등지수가 높은 이유가 첫째, 한국 사람이 성질이 좀 급하잖아요.
빨리빨리라는 것은 조급하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면 갈등이 좀 높을 수 밖에 없고
갈등을 줄이려면 서로 다름을 첫째 인정해야 돼요.
다르다는 관점에 서는게 존중이죠 .
상대를 존중해라 이것은 떠받들으라는게 아니라 나와 다른 것을 그냥 인정해라 이 얘기고

조금 거기서 한발 더 가면 '그 사람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는 걸 이해라고 해요.
이렇게 이해를 하면 일단 내 마음에서 화는 안 일어나지 않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이해가 바로 사랑이다.
이해없는 내 식의 좋아함은 폭력이죠.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건 엄격히 말하면 욕망입니다. 사랑이 아니고......
MC:
스님의 소소한 행복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법륜 스님:
그냥 일상 생활입니다. 저는......
밥먹을 때 행복하지 않아요?
굶어보면 밥 먹을 때 행복하고
목 말라보면 물 마실 때가 행복하고
걸어다녀 보면 트럭 뒤에 타는 것도 엄청난 행복이거든요.

저는 또 하나는 언제나 지금 출발입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제까지는 연습이고 오늘 시작한다.
오늘이 지나면 또 오늘까지는 연습이고 내일 시작한다.

우리가 시합을 할땐 약간 긴장하고 이러지만, 뭐든지 연습 할 때는
예를 들어 농구선수가 연습할 때는 공이 들어가도 또 던지고,  안들어 가도 또 던지잖아요.
공이 들어가고 안들어가고가 별로 중요하지 않단 말이에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들어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항상 우리인생을 연습같이 생각하면 삶이 조금 가볍지 않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해요.
항상 지금 출발,
처음하듯이 항상 그렇게 하면 어떨까......
2025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죽거나 부모가 죽거나 자기가 평생 모은 재산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거나
이런 충격이 오면 '사는 게 뭐지? 내가 뭐 하려고 이렇게 살아왔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땅이 꺼지는 것 같고 모든 게 다 무의미해지는 수가 있어요.
방황하고 좌절하게 되고
그러나 괴롭게 살아야 된다고 정해진 운명은 없다는 거예요.
그 괴롭게 사는 것도 결국은 나의 선택이에요.

무균실에 들어가서 건강을 유지하는 게 진정한 건강이 아니고
온갖 균이 있는 속에서도 내가 면역력이 있어서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진정한 건강이라고 할 수 있듯이, 아무런 일이 안일어나서 편안한 것이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하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다 벗어났을 때 이걸 안심입명이라고 하는데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마음), 자기 인생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희망을 만들어가는 그런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