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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다이, 이효리

로제트 2025. 7. 3. 16:23

2025년 7월 2일 유퀴즈 300회, 가수 이효리 편

 
이효리:
지금 저희집 석삼이란 강아지가 암 말기라서
떠날 준비를 하면서 석삼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석삼이가 제일 말을 안들었던 그 순간인거예요.

어느 날 석삼이가 집을 나가가지고 들개를 따라서 도망을 간적이 있어요.
제가 나가서 석삼아 부르는데 뒤를 딱 보더니 그 개들이랑 막 도망을 가는 거예요.
마치 나를 모른 척 하고....  
그래서 차로 쫓아갔더니 그 들개들이랑 막 놀고 있는 거예요, 장난치면서....
자기도 집이 없는 개 인척했겠죠?
근데 내가 찾아오니까 뜨끔 한거예요, 그래서 모른 척 한거 같애.

근데 내가 석삼이를 떠나보내는 준비를 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그 장면인거예요.
나의 말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했던 순간...

그래서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
내 말을 잘 듣고 내가 원하는대로 해주는 순간이 기억에 남는 게 아니라,
정말 자기가 행복한 걸 하는 그 순간이 너무 기억에 남는 게,
아 내가 석삼이를 진짜 사랑했구나.....


 
 
 
M.C.유:
작년이죠.
모교인 국민대 졸업식 축사를 또 효리씨가 ....
내용이....
'아무도 믿지마라, 인생은 독고다이다.
여러분들 그냥 마음가는 대로 사십시오'

 
이효리:
여러분들, 그냥 여러분들 마음 가는 대로 사십시오.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들어야 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받으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인생 독고다이다 하시면서
쭉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M.C.유:
정말 맞는 얘기예요.
 
이효리:
저는 그랬어요.  
저는 제 마음의 소리를 잘 듣고 그대로 따라서 살다보니까....
그래도 지금까지 잘 지내왔기 때문에......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걸 누구한테 조언할 순 없잖아요.
제가 경험해본 건 오로지 이거 하난 거예요.
제가 마음가는 대로 살고, 말하고, 그냥 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
그렇기 때문에 제가 그런 축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M.C.유:
유퀴즈에 이렇게 나왔으니까 꼭 좀 하고 싶었던 이야기 있어요?


이효리:
전 대중가수잖아요.
여러분의 사랑이 저한테는 정말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어떤 작은 실수, 사건으로
그 사랑이 한꺼번에 날아갈까봐 너무 두려운 적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 두려움이 항상 있어서
여러분의 사랑이 너무 좋으면서도
금방 깨지는 유리같은 느낌이 있어서......
살면서 실수도 하고, 온전치 못하고, 미담에서 보는 그런 인간이 아니지만
계속해서 아끼는 마음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고....
왜냐하면 제가 여러분들을 아끼거든요.
내가 의지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이 사랑이
언제 한순간에 날아갈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게 좀 두려울 때가 많거든요.
물론 제가 잘 해야겠지만 조금만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사랑을 많이 주셨으면...
저도 많이 사랑해드릴게요 여러분 앞으로....

27년간 전 늘 조마조마했어요.
이 사랑이 끝나면 난 그 사랑없이 살 수 있을까 그런 생각....
제가 늘 방송 끝에 했던 말이 있어요.
많은 사랑부탁드립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근데 이제 그말 안하고 싶고, '많이 사랑해드릴게요' 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을 받는 거에 집중하지 말고 주는 거에 집중을 해야 되겠다.
받는 거는 언제든지 끊길 수 있지만
주는 건 끊길 수가 없으니까....
나한테 사랑이 중요하다면
받는 사랑 말고 주는 사랑에 집중해보자.